· “기술 문명 이후, 인간은 어떤 존재로 살아남을 것인가”
· 성백. 이재웅. 이호철 등 참여… 중견 작에서 부터 청년 작가들의 시선으로 현대 사회 비판
· 전시와 퍼포먼스, 영상, 설치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 재조명
기술 문명의 비대해진 그림자 속에서 인간의 실존과 생태적 회복을 모색하는 뜻깊은 전시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는 아츠비빔(ARTs BiBiM)과 공동으로 기획전 《호모 아르티스(Homo Arti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기후 위기와 인공지능(AI)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인간 중심주의적 오만을 반성하고 문명 붕괴 이후의 세계를 동시대 예술의 시각으로 재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참여 작가인 이재웅, 이호철, 성백은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매체를 통해 인간과 기술,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재정의한다.

먼저 이호철 작가는 인간이 남긴 기계 문명의 잔해가 새로운 자연의 일부로 동화된 ‘기계 생태계’를 선보이며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도 지속될 생명의 질서를 관객에게 질문하고, 이재웅 작가는 영상 작품 〈Evolution〉과 AI 생성 음악 위에 인간의 라이브 연주를 얹은 사운드 퍼포먼스를 통해 효율성만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각과 불완전성의 가치를 역설한다.

이어 전시의 정점을 이루는 성백 작가의 퍼포먼스 설치 《Messenger-박제된 미래로부터》는 자신의 머리 위에 실제 생명의 터전을 얹고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하는 신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인간 이성의 상징인 머리 위에 자연을 올려놓는 행위는 인간이 지배자가 아닌 생태계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는 강렬한 상징이자 상실된 감수성을 회복하려는 원초적인 몸짓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세 작가는 기술과 효율의 논리를 넘어 감각하고 공감하며 공존의 생태계를 꿈꾸는 존재인 ‘호모 아르티스(예술적 인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호모 아르티스》는 청년 고립, 온라인 범죄, 환경 오염, 불평등, AI와 노동의 미래 등 복잡다단한 사회적 모순과 경계들을 예술가의 비판적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아츠비빔 기획전시 ‘경계를 지우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앞서 '동물'과 공존을 다루며 호평을 받은 1차 전시 <모든 작은 존재들에게>에 이어 2차, 3차로 꾸준히 확장되며 동시대 사회적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는 릴레이 전시로서 그 의미를 더한다.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기후 위기와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다”며 “세 작가가 제시하는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관람객들이 인간과 자연, 기술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부산광역시와 부산문화재단, 오픈아츠 스페이스 머지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기술 중심 사회 속에서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인류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